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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우면 장땡이지!

날라리 빵꾸인생 2021. 8. 6. 17:07

: 어느 한 날의 피아노 연습. 이것저것 쳐보기, 어머낫, 이런 재미가. 재미가 쏠쏠하다. 

연일 폭염주간이다. 

주말에 이제는 광주 가는 일이 다소 줄어들어서 시간이 좀 생긴다. 
애초에 주말은 몽땅 광주 가는 것으로 공표를 해놓은지라 다들 내가 여기 세종에 없으려니 생각해서이기도 하고 
또한 너무 더운 나머지 현관 밖으로 발가락 하나 내딛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요일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딱히 할일이 피아노 칠 일밖에 없다. 
물론 그 방은 에어컨 바람이 잘 안드는지라 선풍기로 버틸 수 있을 때까지이기는 하다. 그래서 오전과 점심 무렵의 세네 시간 앉아있다가 
일어나 점심 먹고 가방 들고 담요 들고 학원으로 간다. 여기서 담요란, 학원이 그 좁은 연습실 공간에 냉기가 가득 차도 다른 방을 생각하자면 함부로 에어컨을 끌 수 없는지라 
추워도 다소 참아야 하고, 닭살 돋고 손이 곱은 채 덜덜 떨며 추워서 연습실 밖으로 나와야 하는 상황을 좀 방지하려면 담요와 바람막이 점퍼는 필수 장비이다. 
여튼, 이 무더운 여름 주말 며칠을 그렇게 보내는 중인데, 어랏, 재밌다 말이다. 움하하

대전과 세종에 창궐하는 코로나 환자와 또 원래 예정된 방학으로 인해 학원 방학이 2주간이 되었고 
지지난 주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미뤘던 레슨이 또 그리하여 무산되는 통에 
이번 달에는 초반에 레슨 한 번 하고서는 내리 혼자 연습인지라 연습에 대한 부담도 없고, 
그렇다고 예습을 하는 모범생도 아닌지라 
그렇게 손에 쥔 시간 내내 이책 저책을 돌아다니며 치고 있는 중이다. 

하, 오해는 마시길 
책을 돌아다니며 친다고 해서 곡을 몇 번 쳐서 쫘악~ 만들고 다른 곡으로 옮기는 게 아니라 
메뚜기 이잎저잎 뛰댕기며 잎파리 간만 보듯이 
나도 이곡저곡 홉핑하며 곡의 간만 보는 중이다. 
그러다, 어랏, 재밌다 싶으면 일단 포스트잇 붙여놓고 계속 연습하고 있는 중이다. 

그게 지금 잡고 있는 책이 레슨곡보다는 좀 마이 쉽다. 
게다가 기존에 많이 들었던 곡이라서 익숙하고, 또 오페라곡이니만큼 내가 만들기에 따라서 곡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통에 조금 더 잘 만들고 싶은 마음도 든다 말이다. 

이렇게 재미가 쏠쏠하니, 
자꾸 이렇게 딴짓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아무렴 어떠냐, 즐거우면 장땡이닷!

2021. 7월의 어느 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