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날까지 이름조차 여쭤보지 못했다, 그래서 "손가락이 긴 피아노 선생님"으로 저장 피아노는 계속 연습하고 있고, 모차르트를 힘겹게 익혀가고 있는데,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인지 여기에 기록할 생각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선생님이 마지막 수업이라고 고하셔서, 깜짝 놀라는 마음, 헤어져서 슬픈 마음, 그럼에도 참 여러 가지를 알려주신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오늘은 숙제도 뒤로 미루고 선생님의 가르침을 남기려 들어왔다. 손가락 선생님과는 내 선택으로 낭만곡이랑 차이콥을 주로 하다가, 결국 선생님의 추천으로 모차르트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동안 외면했던 내가 무색하게 모차르트의 매력을 한층 느끼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특징인, 그러니까 악보 보는 건 쉬우나, 맛을 내려면 몇..
: AI 시대의 소크라테스, 이진우, 휴머니스트, 2024. 8.지금 공부하고 있는 게 기술경영에 AI이고 논문 역시 정책연구에 AI를 접목시키는 방안을 고민 중인데, 또 내 본성은 인문학에 철학을 더 가까이 하고 싶어하는지라 도저히 집어들지 않을 수가 없었고, 이 책은 사고의 깊이도, 주제나 소재의 다양함도 있어서 읽는 내내 재밌었다. 숙제와 피아노로 허겁지겁, 허둥지둥의 일상이지만 그나마 서울 오가는 기차와 학교에서 기다리는 자투리 시간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AI라는 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침범(또는 확장이라고 하자)하고 있는 시대에 AI는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인간 삶을 이루는 철학적 문제와 인식의 문제는 어떤 변화를 맞이할 것인가를 고찰한 책이었고, 간만에 소장하고 싶은 ..
: 모든 삶은 흐른다, 로랑스 드빌레르, 이주영역, FIKA, 2023.추천사가 많아서 기대를 안고(그중에 최재천 박사님도 있어서 더욱) 읽었으나, 왜 나는 줄곧 심드렁한지. 각 챕터의 소재와 부제만 인상에 남는다. 아무래도 내가 "바다를 사유하는 프랑스 철학자"를 이해하기에는 소견이 짧은 모양이다. 나는 바다에서 수영하고,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에 넋을 잃고, 바닷물이 몽돌에 부딪혀 갈갈거리는 소리에 마음을 뺏기는 것이 더 좋다. 목차 -곡예와 같은 삶을 지나다 바다_무한으로 이어지는 인생바다와 대양_인위적인 라벨 거부하기밀물과 썰물_올라가면 내려갈 때도 있는 법무인도_진정한 고독이란 무엇인가보자도르 곶_상상력을 발휘하는 용기난파_위험에 대비하는 자세해적과 해적질_다른 사람으로부터 나를 지키기상어_한 걸..
: 시민의 불복종, 헨리 데이빗 소로우, 은행나무, 개정6판, 2015.지극히 옛날인 학창시절에 '월든'이 필수 지정 도서였다. 그때가 첫 대면이었고, 두 번째는 인도네시아 파견 시절에 몇 안 들고 간 책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이후 소로우는 스콧 니어링과 함께 어느덧 내 삶의 모토로 스며들었던 차다. 아마도 시민의 불복종도 어느 땐가 읽었을테다. 그러나 시국이 하수상한 요즘, 윤석열이 만들어낸 '국민저항권'이라는 기치가 너무도 어이없게 쓰이고 있어 다시 찾아든 책이다. 시민의 불복종은 결코 정치적 도구로 쓰이는 수단이 아니다.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진정한 정의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며 여기에서 인간은 또한 정치적 인간이 아니라 자연으로서의 고유한 인간이며 만인에 대한 정의일 것이다. (이렇게 쓰고도 '정의..
: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바츨라프 스밀, 강주헌 역, 김영사, 2021. 어쩌면 통계를 읽는 법, 숫자를 읽는 법을 기대했을까. 그런데 이 책은 결국 환경에 대한 이야기였다. 숫자로 보다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파악하는 환경문제. 분석 없이 상식에 기대어 판단하는 우리의 환경 문제를 숫자로 구체화하고 단위를 단일화하여 계산했을 때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문제를 짚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그 사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주제로 암모니아, 강철, 시멘트, 플라스틱을 다시 이야기하고 있다. 동시에 1880년대의 산업혁신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깊은 성찰이기보다는 단순히 생각할 거리를 던져놓았다는 점에서 금방 읽었다. 목차 1. 사람: 우리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 자식을 적게 ..
: 저속노화 식사법, 정희원, 문학동네, 2024.가끔은 내가 맞는지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의 식단이며 먹는 습관 중에서 무엇이 바람직하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알고는 있지만 그게 정말 맞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이제 노화의 징후를 몸 곳곳에서 발견하는 요즘 노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니 혹해서 빌려왔다. 그런데 생각보다 새로운 정보는 없어서 그저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느꼈다. 고기는 아예 먹지 않으며, 콩이나 견과류를 이용한 하루 단백질, 잡곡의 습관과 물에 대한 견해 등이 비슷했고, 새로운 건 혈당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정립되었다는 정도이다.혈당의 급격한 변화는 몸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체중을 늘릴 뿐만 아니라 몸 곳곳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이다. 목차P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