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 그렇지만, 세월 참, 여지없다. 지난 2023년의 keyword는 별 고민 없이 쓱쓱 써졌는데, 올 2024년의 keyword는 무엇일지 한참을 고민했다. 아무래도 20년 만에 학교로 돌아가는 데 대한 낯섦이랄까. 대학교 학부를 1994년에 시작했고, 대학원을 지금 2024년에 시작하니 딱 30년 주기다. 2024년 keyword ① 사유, 집중, 학습 ② 자유, 개방, 포용 ③ 계획, 관리, 점검 ④ 평온, 온화, 고요 잘 지켜보자. ----- 2023년 keyword ① 최선, 노력, 열심 ② 집중, 사색, 명상 ③ 근검, 간소, 절약 ④ 고독, 고요, 정화 (집중과 고요가 중복되는구나. 2023년은 아프기도 하고 생각이 사방팔방으로 뻗어서 정말 집중하지 못했던 듯하다.)
: 아무리 부끄럽더라도, 그건 나의 일부일 뿐, 나의 전체를 부정하지는 말자 단 하루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 몇 개월은 기대하고 설레었으니까. 그게 너무나도 명백하게 부끄러운 충동이었음을 깨닫게 되니 너무나 좌절스럽다. 그래서 또 하루이틀을 아무 것도 못하고 함몰되어 있다. 급기야 오늘은 회사도 제꼈다. 이건 위험하다. 내 전부를 부정하다니. 나는 그래도 괜찮은 부분도 있는 사람이다. 부끄러움도 나이지만, 또 당당하고 호탕하고 친절한 것도 나다. 그저, 그저, 그저 혼자임을 인정하고 기대지 않는 게 상처받지 않고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구나, 다시금 되뇌고 있다. 다시 혼자의 길로 나서야겠다. 함몰되지 않을테다.
1. 그 사람과 손잡고 바람 맞고 햇살 받으며 산책하기 2. 내가 만드는 피아노 선율 3. 코어로 몸 붙들며 우아한 발레, 춤추기 4. 물속을 자유롭게 유영 5. 경이로운 자연환경에 감동하기 6. 좋아하는 사람들 바로보며 함께 웃기 7. 엄마, 동생들과 맛있는 음식 먹기 그래서 가지고 싶은 것 1. 그 사람 2. 연습할 시간과 끄떡없는 체력 3. 비행기 티켓과 숙박권 4. ... 어쩌면 건강과 체력과 두둑한 잔고....겠구나. 2022. 6. 29.
: 나에게 일탈이란. 무책임, 무질서, 불성실, 예를 들어 무단결근, 일정표 없는 여행, 무작정 퇴사, 대책없는 소비, 후일 생각 않는 연애.... 그러고 또 무엇이 있을까. 2021년의 키워드를 찾으면서 이전에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일탈'과 '반역'을 써놓고 보니, 그동안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한참을 들여다봐도 내게 무엇이 일탈이고 반역이 될지를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일탈이란 정해진 경로에서 벗어남이고 반역이란 따르던 것을 배반함이니, 우선은 내가 서 있는 경로와 따르는 무언가가 있어야 가능할텐데, 사실은 그것조차도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내 본디의 목적이나 서있는 길,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라 하면 주어진 사회인으로서의 책임, 성실, 임무 완수와 내 욕망에 충실하는 것이라 할까..
: 不狂不及 일단, 마음이 답답해 가져왔습니다, 맥락 없음, 그저 미치고 싶을 뿐. 현실은 진실의 적이다! 세상이 미쳐 돌아갈 때 누구를 미치광이라 부를 수 있겠소? 꿈을 포기하고 이성적으로 사는 것이 미친 짓이겠죠. 쓰레기 더미에서 보물을 찾는 것이 미쳐 보이나요? 아뇨! 너무 똑바른 정신을 가진 것이 미친 짓이오! 그중에서도 가장 미친 짓은 이상을 외면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오. - 미겔 데 세르반테스, , 정재승, 에서 재인용
: 나를 벗하며 사는 사람 어찌된 영문인지 하루가 꽉 차 있다. 친구를 만나는 것도 아니고, 과로사하는 택배노동자처럼 일이 많은 것도 아니고, 가족도 없이 독거자인데도 하루의 일정이 시간 단위로 가득해 숨 돌릴 틈이 없다. 대부분은 내가 선택한 일이다. 허리 때문이라는 이유로 운동도 하고 있으며, 책이라도 안 읽으면 어버버 바보가 되어 책도 읽어야 하고, 퇴근 후 남는 대부분의 시간은 당연히 피아노 앞이어야 하고, 아직 은퇴를 못하였으니 하루 10시간은 꼬박 출퇴근과 업무에 할애되어 있다. 자투리 남는 시간을 모아 후다닥 도시락 반찬을 만들어야 하고, 셔틀에 실려 이동하거나 잠시 앉아 쉬는 점심시간에는 들어야 하는 음악도 있다. 아, 하루라는 시간에 이미 물이 한가득이라, 아차 까딱만 해도 모두 흘러넘칠..
: 메멘토모리 그러니까 메멘토모리를 알았던 건 한 십 년 전쯤, 이십년 전쯤(?) 이성복의 책 때문이었고, 읽을 당시에는 크게 영향을 받아 평생 기억할 것 같았던 책 제목은 지금 암만 네이버를 찾고 머릿속을 헤매어도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래서 더욱, 아, 내가 육체의 쇠락,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구나 느껴보기도 하는데, 어젯밤만 해도 코로나 시대에 수영이고 뭐고, 움직이는 건 전혀 하지 않는 내 몸이 안녕하신가 질문하던 차에, 혹시 이대로 깨어나지 않는대도 괜찮다, 괜시리 죽음을 끌어다붙이며 메모장에 "나는 늘 죽음을 염두하고 있다"를 써 놓았다. "나는 늘 죽음을 염두하고 있다." 죽음을 일상에 끌어들이는 버릇은 한 십여 년이 된 듯하다. 매년 심한 동서부정맥으로 언제 심장이 멈출 지 모른다는 건강진단..
: 인생의 꿀잼! 최근 주최대 52시간제로 인해 야근은 결재를 받아야만이 가능하고, 공공기관인 우리 회사는 야근을 시키면 평일에 1.5배로 쉬게 해야 하니 좀처럼 야근을 허가해주지 않는다. 심지어 그게 꼭 야근까지 해야 하는 일이냐며, 관련 업무자들을 불러 일을 조정해주는(조정이지 없애주지는 않는다 ㅜㅜ) 훈늉한 회사이다. 그렇다 보니 최근 수영을 가거나 피아노 연습을 가는 날이 예전보다 2배는 많아지고, 덩달아 내 관심사는 점점 회사 일보다는 좋아하는 수영이나 피아노에 더 기울어진다. 자, 나의 수영 얘기를 좀 하자면. 수력으로 따지자면 벌써 17~8년은 되었고, 그렇지만 회사며 다른 노는 데 집중했던지라 실력으로 따지자면 다른 사람들은 1, 2년 만에 금방 따라잡을 정도랄까. 그러나 물에서 논 그 많..
: Shall we...? 사실 내 의견을 내세우지 않는다. 소심하고 고요하게 저 혼자 노는 법만 잔뜩 배워온 인생이다 보니 타인과 같이하는 법을 잘 모를 뿐더러,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슬며시 끼어들어 잠시 향유하고 슬며시 빠져나오는 매우 이기적이고 소심한 인생이라서 말이다. 의견을 내세운다는 건 책임을 의미하고 어떤 주도성이 전제되어야 하므로 나의 게으름 때문에라도 잘 시도하지 않는 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점은 나의 최대 단점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도 누군가에 전화 걸어 같이 하자며 권유를 하고, 끊고 나서는 내가 뭐하는 짓이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은근슬쩍 타인에 권유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그래서 꽃차모임도 생겨나고, 자잘한 술자리도 빚어지고 근교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