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시대의 소크라테스, 이진우, 휴머니스트, 2024. 8.지금 공부하고 있는 게 기술경영에 AI이고 논문 역시 정책연구에 AI를 접목시키는 방안을 고민 중인데, 또 내 본성은 인문학에 철학을 더 가까이 하고 싶어하는지라 도저히 집어들지 않을 수가 없었고, 이 책은 사고의 깊이도, 주제나 소재의 다양함도 있어서 읽는 내내 재밌었다. 숙제와 피아노로 허겁지겁, 허둥지둥의 일상이지만 그나마 서울 오가는 기차와 학교에서 기다리는 자투리 시간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AI라는 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침범(또는 확장이라고 하자)하고 있는 시대에 AI는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인간 삶을 이루는 철학적 문제와 인식의 문제는 어떤 변화를 맞이할 것인가를 고찰한 책이었고, 간만에 소장하고 싶은 ..
: 모든 삶은 흐른다, 로랑스 드빌레르, 이주영역, FIKA, 2023.추천사가 많아서 기대를 안고(그중에 최재천 박사님도 있어서 더욱) 읽었으나, 왜 나는 줄곧 심드렁한지. 각 챕터의 소재와 부제만 인상에 남는다. 아무래도 내가 "바다를 사유하는 프랑스 철학자"를 이해하기에는 소견이 짧은 모양이다. 나는 바다에서 수영하고,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에 넋을 잃고, 바닷물이 몽돌에 부딪혀 갈갈거리는 소리에 마음을 뺏기는 것이 더 좋다. 목차 -곡예와 같은 삶을 지나다 바다_무한으로 이어지는 인생바다와 대양_인위적인 라벨 거부하기밀물과 썰물_올라가면 내려갈 때도 있는 법무인도_진정한 고독이란 무엇인가보자도르 곶_상상력을 발휘하는 용기난파_위험에 대비하는 자세해적과 해적질_다른 사람으로부터 나를 지키기상어_한 걸..
: 시민의 불복종, 헨리 데이빗 소로우, 은행나무, 개정6판, 2015.지극히 옛날인 학창시절에 '월든'이 필수 지정 도서였다. 그때가 첫 대면이었고, 두 번째는 인도네시아 파견 시절에 몇 안 들고 간 책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이후 소로우는 스콧 니어링과 함께 어느덧 내 삶의 모토로 스며들었던 차다. 아마도 시민의 불복종도 어느 땐가 읽었을테다. 그러나 시국이 하수상한 요즘, 윤석열이 만들어낸 '국민저항권'이라는 기치가 너무도 어이없게 쓰이고 있어 다시 찾아든 책이다. 시민의 불복종은 결코 정치적 도구로 쓰이는 수단이 아니다.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진정한 정의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며 여기에서 인간은 또한 정치적 인간이 아니라 자연으로서의 고유한 인간이며 만인에 대한 정의일 것이다. (이렇게 쓰고도 '정의..
: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바츨라프 스밀, 강주헌 역, 김영사, 2021. 어쩌면 통계를 읽는 법, 숫자를 읽는 법을 기대했을까. 그런데 이 책은 결국 환경에 대한 이야기였다. 숫자로 보다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파악하는 환경문제. 분석 없이 상식에 기대어 판단하는 우리의 환경 문제를 숫자로 구체화하고 단위를 단일화하여 계산했을 때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문제를 짚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그 사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주제로 암모니아, 강철, 시멘트, 플라스틱을 다시 이야기하고 있다. 동시에 1880년대의 산업혁신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깊은 성찰이기보다는 단순히 생각할 거리를 던져놓았다는 점에서 금방 읽었다. 목차 1. 사람: 우리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 자식을 적게 ..
: 저속노화 식사법, 정희원, 문학동네, 2024.가끔은 내가 맞는지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의 식단이며 먹는 습관 중에서 무엇이 바람직하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알고는 있지만 그게 정말 맞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이제 노화의 징후를 몸 곳곳에서 발견하는 요즘 노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니 혹해서 빌려왔다. 그런데 생각보다 새로운 정보는 없어서 그저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느꼈다. 고기는 아예 먹지 않으며, 콩이나 견과류를 이용한 하루 단백질, 잡곡의 습관과 물에 대한 견해 등이 비슷했고, 새로운 건 혈당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정립되었다는 정도이다.혈당의 급격한 변화는 몸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체중을 늘릴 뿐만 아니라 몸 곳곳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이다. 목차Par..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삶, 시간에 관하여, 캐롤린 스틸, 홍선영 역, 2022, 메디치미디어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문득 철학서같고 문득 에세이 같으며, 문득 문화사 같은 책이다. 한참을 재밌게 읽다가 시험이며, 회사 복직이며에 휩쓸려 가방에 주구장창 넣고 다녔더니 책이 너덜너덜해졌다. 요약하려니 엄두가 안 나지만, 그래도 정리하자면 삶 자체가 기계화, 문명화, 산업화 되는 상황에서 음식이라는 초절정 원초적 행위는 인간의 의의를 되살려주는 고유영역이랄까, 그래서 현대문명에 반할 수도, 또는 현대문명을 뛰어넘을 수도 있는 영역이라는 통찰이었달까. 내가 무엇을 먹고 있고, 어떻게 먹고 있으며 나의 행위가 모든 생물과 지구에게 어떤 ..
: 밤산책, 찰스 디킨스, 은행나무, 2014.나 역시 한 번은 서울의 밤을, 세종의 밤을, 그리고 광주의 밤을 걷고 싶다. 밤의 행려자가 되어 도시가 잠 못 이뤄 몸부림치고 그럼에도 결국 밤의 어둠에 지배당하고 어둠 속에 묻혀 사라지는 인간들을 한 번은 경험하고 싶다. 소설가가 아니라 저널리스트적 면모가 돋보이는 찰스 디킨스의 수필집이고, 인간에 대한 시선과 시스템에 대한 객관적인 성찰을 엿볼 수 있었다. 다만, 19세기 말의 영국 역시 빈곤과 산업화에 따른 부작용이 도시 곳곳에 만연했음을 체감하게 되었달까. 게다가 아이들에 대한 시선과 고민이 "올리버 트위스트"를 만들었음을 느끼게 했다. 가볍게 시작했으나, 읽는 내내 마음이 다소 무거웠다. 목차밤산책길을 잃다채덤 조선소와핑 노역소동쪽의 작은 별 아마..
: 물욕 없는 세계, 스가쓰케 마사노부, 항해, 2017. 예전에 에리히프롬의 를 힘겹게 읽었던 적이 있다. 그때에도 "존재는 소유에 의해 규정되지 않는다"는 어줍잖은 내 생각의 근거를 찾기 위해 읽었을테다. 생존을 위한 소유 이외에는 갖추지 않겠다는, 일종의 반발과 다소 치기어린 마음이었을까. 그러나 존재는 또한 소유에 의해서 정의되며, 소유 역시 존재의 근거가 된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는 지난 2010년대 중순 이후의 잡지나 트렌드, 사는 방식의 변화를 현장 전문가와의 인터뷰, 심층취재의 방식으로 짚어봄으로써 궁극적으로 물건에 대한 인간의 변화된 인식이 세계를, 인간의 사는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산업화 시기에는 소비를 부추기고 물건을 채우고 포장함으로써..
: 우유와 유제품을 끊어야 한다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녹말음식은 어떻게 살을 빼고 병을 고치나, 존 맥두걸, 사이몬북스, 2014.목차만으로도 충분하다. 나는 일반적인 채식주의자로서, 나의 식습관이 건강한 습관임을 재차 확인했고 또한 혹시나 부족할까 염려했던 단백질과 칼슘 등의 영양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심을 얻게 되었다. 다만, 우유와 유제품, 그리고 견과류와 생선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목차1장 엉터리 의사였음을 나는 고백한다 - 27p 나는 말썽꾸러기 소년이었다│나는 가짜의사였다│환자들이 나의 스승이었다│다른 나라 사람들은 무얼 먹을까│병원은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병원에서 당신은 환자가 아니다. 고객일 뿐이다 2장 인간은 녹말을 먹는 동물이다 - 43p 밥드셨습니까│녹말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