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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sometimes

물욕 없는 세계

날라리 빵꾸인생 2024. 10. 2. 19:47

: 물욕 없는 세계, 스가쓰케 마사노부, 항해, 2017. 

예전에 에리히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힘겹게 읽었던 적이 있다. 그때에도 "존재는 소유에 의해 규정되지 않는다"는 어줍잖은 내 생각의 근거를 찾기 위해 읽었을테다. 생존을 위한 소유 이외에는 갖추지 않겠다는, 일종의 반발과 다소 치기어린 마음이었을까. 그러나 존재는 또한 소유에 의해서 정의되며, 소유 역시 존재의 근거가 된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물욕 없는 세계>는 지난 2010년대 중순 이후의 잡지나 트렌드, 사는 방식의 변화를 현장 전문가와의 인터뷰, 심층취재의 방식으로 짚어봄으로써 궁극적으로 물건에 대한 인간의 변화된 인식이 세계를, 인간의 사는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산업화 시기에는 소비를 부추기고 물건을 채우고 포장함으로써 구분짓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채웠다면, 요즘은 물건이 아닌 시간을 보내는 방식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그 기준 또한 개별적이라는 진단이다. 이제는 물건이 아닌 스토리를 사고팔고, 시간을 보내는 방식에 더 가치가 높게 매겨지며, 타인이나 광고에 조장되는 욕구가 아니라 스스로 개척하고 탐험하는 욕구에 충실하게 된달까. 그리하여 물욕보다는 자기실현과 성취에 더 투자하는 세계 말이다. 
성장이라는 말 역시 재정의되는 사회, 어쩌면 사는 게 조금은 더 편해진 사회가 되지 않을까.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다시 되물어보게 된다. 나의 원함은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맞는가. 

목차

들어가는 말: 욕망 없는 세계의 시대정신을 찾아서 
1 ‘삶의 방식’이 최후의 상품이 되었다 
2 두 초강대국 속 물욕의 행방 
3 물질과의 새로운 관계 
4 공유가 당연한 사회가 되다
5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을까? 
6 자본주의 너머에 있는 행복을 향해 
나가는 말: 경제 문제가 끝난 뒤에

2024. 9. 29.
구례 철인 경기에 자원봉사 나갔다가,
언제 들어올지 모르고 한없이 기다려야 하는 나의 시간을 채워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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