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23일(토), 카라콜에서 비슈케크, 하루종일 버스에 구겨져 있었다, 비슈케크 도착, 숙소 앞에 본죽이라니, 비슈케크의 또 다른 면, 럭셔리 백화점, Tsum 백화점에서 기념품 쇼핑, 또 머플러를 샀다, 머플러 중독, 알라투 광장을 즐기는 사람들, 나도 거기에 끼어들고 싶은 마음, 비슈케크의 활기참이 문득 마음에 들었다. 지난 주 처음 도착했을 때와는 너무도 다른 분위기랄까, 그 도시에 대한 인상은 아무래도 숙소를 어디에 잡는가가 큰 몫을 하는 듯하다. 2025. 8. 23.
: 8월 21일(수) 오늘은 엘자에서 하루 쉬기로 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엘자 근처를 산책하며 풍경을 즐기고,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커피 한 잔의 호사를 누려보겠노라 했지만, 막상 여기에 있으니 비바람이 불고 추워서 밖에 나갈 엄두는 못내겠고, 어제 아라쿨에서 내려오면서 풍경은 질릴만큼 보아온지라 더는 욕심이 나지 않은 차에 밀린 일기도 정리하고 기억도 다듬을 겸 식탁에 하루종일 앉아 있었다. 여기 엘자에는 한국 사람이 정말 많다. 어제 도착했을 때에도 식당을 가득 메운 한국어에 놀랐고, 오늘은 또 단체 손님으로 26명의 어르신들이 도착했다. 이렇게 많은 한국 흔적들을 보게 되다니 그것도 놀랍다. 엘자도 나름 큰 규모의 게스트하우스이고 그동안 쌓인 노하우가 있어 체계적이었으나, 쇄도하는 여..
: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또 헤어진 사람들, 아마도 지금은 “안녕“조지아의 시그나기에서 준호 씨를 처음 만났다. 그리고 주타와 트롤디 호수에서는 택시를 공유하고자 정현 씨와 주황바지 소녀를 만났고, 메스티아 숙소에서는 BTS를 좋아하는 트빌리시에서 온 가족을 만났고, 코룰디 호수 가는 길에는 명랑한 지은 씨와 굳이 돈 내고 사서 고생하는 성재 씨를 만났다. 고요했던 송쿨에서는 한국의 정치 상황과 대통령 선거를 알고 질문하던 프랑스 할부지,할무니를 만났고, 어제 아라쿨 호수에서 같이 자고 나온 태극기 호제 씨와 유쾌한 호주 아가씨.어제의 아라쿨 패스가 힘들었다고, 아마도 젊었을 때 관리를 못해 그렇다며 웃던 청년(내가 보기엔 이제 30대일 듯한)까지…그리고 우리가 또 어딘가를 향한다면 또 누군가를 만났..
: 꼭 남겨두고 싶은 기록 눈이 투명했고, 미소가 밝았고, 말은 간결하되 소리 없는 배려는 따듯했다. 여기는 3,500미터 고도에 자리한 호수이고, 그는 여기를 지키는 캠프지기이다. 나도 여기에서 지내다 보면 그처럼 고요하고 맑아질까. 고마운 점은, 우리가 늦을까봐 걱정했다는 말을 먼저 건네주고, 지친 우리에게 따뜻한 차와 방금 내린 커피를, 그리고 돈을 받는 건 아닐까 싶을 만큼 빵과 햄, 쿠키들을 잔뜩 차려주고는 슬며시 자리를 떴다. 베지테리언 음식은 처음 만들어봤다며 야채 볶음을 수줍게 건네고, 다음 날 아침은 한국인인 우리 둘만을 위해서 밥을 따로 지어주었다. 자기 전에 열린 텐트 창을 닫아주고, 늘 우리에게 괜찮은지를 물어봐주었다. 어쩌면 숙소를 책임지는 사람의 당연한 태도이겠으나, 여기 3,..
: 8월 20일(수) 말로만 듣던 아라쿨 패스를 드디어 넘다, 저 멀리 눈 덮인 카라쿨 산과 파노라마, 공포의 내리막길을 즐겁게 내려왔다, 이게 어인 일. 어찌어찌 엘자 게스트하우스 도착. 우리는 날씨요정이 지켜주어 맑은 날 쾌청하게 걸었으나,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면 피할 길 없는 진흙탕길이겠다. 왜 다들 옷이며 운동화를 버리게 되었는지 걸어보니 알겠다. 게다가 맵스미의 배신… 혹여 아라쿨 패스를 넘어올때는 맵스미를 믿지 말고 그저 계곡의 하류를 향해 내려오시길. 그렇지 않으면 길이 재앙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라쿨 패스의 파노라마는 모든 것을 감수핢 만큼 멋졌다. 무사히, 재밌게 마쳐준 나의 두 다리에 감사. 또 한국 어르신들을 케어하며, 우리에게도 길을 알려주느라 고생한 키르기즈 가이드에게..
: 8월 19일(화), 카라콜에서 두 번째 다리, 험하기 그지없는 그 길을 지프차에 실려 가는 동안 나는 부서져라 손잡이를 붙잡고 통통거리는 차 안에서 간신히 몸을 가누는데, 앞자리의 꼬마는 그 난리통 차 안에서 졸고 있었다. 현지인의 위엄이랄까.빙하수 폭포를 따라 오르는 길, 바위와 자갈로 뒤덮인 길, 열 걸음 걷고 숨이 차서 멈출 수밖에 없는 고도 3,000이 넘는. 아라쿨 호수 오르는 길, 그리고 잊을 수 없는 AZIZ camp site, 쏟아지는 별과 은하수의 감동.사실 아라쿨 패스는 우리 일정에 들어있지 않았다. 악명이 높아 우리의 체력으로는 넘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그냥 소풍하는 기분으로 알틴 아라샨에만 올라 정경을 즐기고 산책하다 오자는 것이 처음의 의도였다. 그러던 것이 카작의 차른 캐년 ..
: 8월 18일(월) 코치코르에서 발릭치, 그리고 카라콜로, 하루종일 버스로 이동, 비록 버스 안이지만 이식쿨 호수의 남부를 실컷 구경, 카라콜 입성, 뭔가 다른 느낌, 다른 구성, 다른 평면도의 카라콜. 그래서 낯선 느낌마슈카르를 타면서 느끼는 현지인들. - 친절하고 명랑함이 넘치는 버스 기사 할아버지.. - 낯선 외국인인 미팀에 편히 기대어 자는 꼬마 소녀와 그녀가 건네준 소금맛 과자- 묵묵하게 다른 사람들의 짐을 들어주는 사춘기 소년 - 남의 캐리어지만 어느새 의자로 활용하는 멋쟁이 엄마- 할머니에게조차 비어있는 옆자리를 내어주지 않아 무례하다 싶었는데, 그건 다음 정거장에서 오를 남친을 위한 거였다는 걸 알고보니 뭔가 짠해지는 마음- 뭔가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을텐데도 도란도란 다정한 속삼임들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