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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었다. 겨우 왔다. 아플 때까지 왜 그렇게 무모하게 굴었느냐고 얘기를 못하겠다, 나는 오늘 무모했다.

- 새벽 4시 50분쯤 출발했다  동행이 있어 속도가 빨라졌다. 그때부터 뭔가 불안하긴 했지만, 하지만 뭐랄까 까만 새벽길이 안심되었다.  
- 별을 보았다. 쏟아질 듯했다.
- 비아나 도시가 예뻤다. 나를 기다려준 한국 친구들. 콜라와 또띠야를 먹고 다시 출발했다. 이때까지는 바람도 시원하고 다리도 괜찮고 남은 구간도 8킬로여서 모든 것이 좋았다.
- 이제 허벅지와 엉덩이가 당겨 걸을 수 없었다. 지나가면 괜찮냐고 묻는 친구들에게 안 괜찮다고 얘기했다. 울고 싶었다. 형우 씨가 옆에 있어서 그나마 힘을 냈다. 형우 씨도 발가락이며 고관절이 아파서 나랑 속도가 맞는듯. 거기다가 내가 안 괜찮아보인다며 따라와주었다. 와씨, 고마웠다. 형우 씨에게 나는 카미노 중이든 끝나고서든 한 번은 울 것 같다고 얘기했다. 사실은 그때 울고 싶었다.
- 로그르노에 오면 핀초와 타파스를 먹어야 한다고 해서 같이 나섰다. 걸을 수가 없어 지팡이를 짚고 나섰고, 엉망인데 또 양송이 타파스가 맛있어서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  
- 와우 피곤하니 모든 게 귀찮다. 빨리 집에 가고 싶다.
이래서 힘들다는 건가 싶은 마음이다. 조금 더 천천히 여유를 가져야겠다.
- 나 내일 걸을 수 있을까. 저녁먹으면서 내일은 하루 쉬어야겠다고 드디어 말을 꺼냈다. 기정사실이 되었다. 그러나 마트도 갈 수 없는 이 다리로 10킬로든 20킬롣느 간다는 건 또다시 무모한 일이다. 많이 우울했다.
- 그동안의 친구들을 볼 수 없다는 것도, 응원하고 또 응원받을 수 없다는 것도 슬펐다. 그러나 이 길은 결국 각자의 길이고, 각자가 홀로 걷는 길이다.
- bed upside 형우 씨, bed neighbor 잘 모르겠는 아저씨 ㅎ

2024. 7. 19.
이대로 돌아가야 하나, 생각하니 암담했다. 아… 차라리 동키를 보내고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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