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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나 봄.
알베르게에서 만난 한국 아저씨가 라면을 권했다. 아, 한국에서부터 가져와 내내 짊어지고 다녔을 라면을, 그 배낭의 무게와 힘듦을 짐작하면서도 나는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한동안 라면이 있다는 마을마다 상점을 돌아다니며 “Korean noodle!”을 외치고 다녔으나, 내 눈에는 한 개도 안 보였고, 나는 그저 일본 컵라면으로 만족했어야 했다. 그런데 라면이라니, 나도 모르게 눈이 번쩍 뜨였다. 아마도 아저씨는 나의 그런 모습 때문에, 이미 저녁을 드시고 오셨으면서도 굳이 라면을 끓여 먹자 권하시는가보다.
라면이라니, 라면~ 라면~
신나게 끓여
후~후~ 불어먹어야지.
한 가닥도 놓치지 않고,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라면~ 라면~
라면을 먹는고나~
2024.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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