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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의 사랑법 / 미하엘 나스트, 북하우스, 2016.12.
1. 완벽한 사랑에 대한 환상
- 스위스 출신의 작가 막스 프리쉬는 자신의 일기에 - 이제는 아주 유명해진 - 질문 25개를 적어 놓았는데, 그중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이 사랑이라고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p.13)
- 나는 에리히 프롬을 떠올렸다. 에리히 프롬은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자기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그런데 과연 자기 자신을 있는 그래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자기 자신, 자신의 장점, 무엇보다 자신의 약점을 분명히 알고 온전히 인정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나는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ㄷ. 우리는 자아도취 사회에 살고 있다. 자아도취는 불안의 신호이며, 어떤 약점도 보이지 않는 지나치게 높은 자아상이고, 자신의 장점만을 지속적으로 증명하는 데 의존하는 자화상이다. 자아도취적 사랑을 한다는 것은 내게 항상 호의적인 거울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그 친절한 거울 속에서는 자신의 모습이 언제나 만족스럽게 비쳐진다.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을 보려고 하지 않고, 자신을 증명하려고만 한다. 타인에게 상을 투사하고, 결국 자신에게 완벽하게 들어맞게 하는 환상, 하지만 정작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환상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우리는 자기 자신과 사랑에 빠지기를 원하며, 자신이 보고싶어하는 자아상과 사랑에 빠지려고 한다.
"자아도취적 사랑은 자기 자신만 사랑하려는 절망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어." 틸이 말했다.
이런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우리가 왜 사랑에 빠지는지, 그리고 그 사랑이라는 감정이 다른 사람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연애를 할 때 두 사람의 공통점, 즉 교집합과 사랑에 빠진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트를 할 때 그토록 안간힘을 다해 둘의 공통점을 찾으려고 한다. 다른 그 누구와 데이트를 해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어떤 한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닮아 있는 그 사람의 일부분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성향이나 행동, 바라는 바가 자신과 똑 닮은 그 사람의 일부분에 반하는 것이다.
"사랑은 일반적으로 환상에서 생겨나는 거야." 틸이 말했다.
(pp.16~17)
- 그런데 그는 '지금 당장은'이라는 이 듣기 싫은 단어를 계속 사용했다. '지금 당장은'이라는 말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불행한 사랑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 사람은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순간은 사라진다. 그러니 무조건 잡아라."
"구속받고 싶지 않아" 혹은 "지금 당장은 나에 집중하고 싶어"라는 문장이 무슨 의미인지 어느 정도 객관성을 가지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말은 결국 상대한테 관심이 없다는 것을 친절하게 돌려서 하는 말이다. 야콥처럼 많은 사람들이 관계에 대해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그냥 어영부영 내버려둔다. 말 그대로 수요 사회를 여실히 보여주는 현상이다. 상대가 자신이 딱 원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어떤 기능적인 이유에서 곁에 두는 것이다. 합의라는 잠정적 해결책을 구실로 삼으면서. 그리고 이것이 꽤 강력한 인간의 약점이라는 사실을 떨쳐버린다. 어느 날 자신을 돌이켜보다가 이를 깨닫더라고, 이를 감추는 논리를 찾으며 자신의 무책임성과 불확실함을 감추기 마련이다. (pp.38~39)
- 베를린에는 예전에 비해 싱글이 확연히 늘었다. 아마도 우리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완벽과 이상을 상대방에게 갈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p.40)
- 너무 많은 이론들과 새각들이 시작도 해보기 전에 우리를 어지럽게 만든다. 모든 것이 이처럼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사랑에 빠지기 전까지는." 정말 그럴까?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결국은 의지의 문제다. 의지는 본질적인 논리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일단 두려움을 내려놓고 만나라. 서로 만나야 비로소 사랑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제대로. 확실하게. (pp.54~55)
2. 일이라는 전쟁터, 나는 지금 어디쯤
- 자기 자신에게만 빠져 있는 사람은 다른 모든 것을 놓치니까. (p.64)
3. 철들기 싫은, 서른은 새로운 스물이다
4. 거짓과 진실, 우리의 일상
-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모른다. 그저 그들의 행동을 해석하고는 우리 자신의 생각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 이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하는 이런 생각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보다 우리 자신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말해준다. 우리의 생각은 우리 자신을 보여주는 스크린이다. (p.182)
- 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을 읽다 보면 친구의 삶에 동참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우리는 친구를 거리를 두고 멀리서 관찰한다. 그리고 '좋아요'를 누르고 새로 올린 사진 아래에 코멘트를 달면서 우리가 그들의 삶에 깊은 인상을 남길 거라고 착각한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야 할 때라는 사실을 쉽게 망각한다. 그렇게 되면 결국 중요한 순간들을 놓치게 된다. 우리가 나중에 기억해야 할 가치 있는 순간들을. 중요한 순간은 사람들이 서로 마주칠 때 생긴다. 이것은 영원한 진실이다.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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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글은 목차와 인용입니다.
202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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