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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짐을 버렸다

날라리 빵꾸인생 2024. 7. 24. 22:43

: 시간이 갈수록 짐도, 생각도 단촐해진다.

버릴 게 없어 보였는데, 버리지 않으면 못 걷는다 생각 하니 버릴 게 또 있었다.

1. 우산 - 비 오면 맞자
2. 반바지  - 카미노 끝나고 입을 여행용 바지는… 카미노 끝내고 사도록 하자.
3. 티셔츠 - 매일 빨래를 하니 여분의 티셔츠는 필요하지 않았다.
4. 바람막이 - 추우면 침낭을 뒤덮어쓰자
5. 메모지 - 하루 인상을 메모지에 그리겠다는 로망은 단순히 로망일 뿐이었다. 하루를 끝내면 그럴 시간도, 에너지도 남아 있지 않다.
6. 안대 - 아무리 날이 밝아도 잘 잔다. 걷기만 한다면야 잠을 방해하는 건 없다.
7. 마스크 - 아, 이제 마스크의 시대는 갔다.

심지어 아헤스 오는 길에 물도 버렸다. 하루의 거리와 마을의 위치를 잘 가늠해서 딱 필요한 만큼만 들고 다니자, 물만 없어도 날아갈듯했다.
그렇다.  
지금은 아프지 않고 온전히 걷는 게 우선이다.

2024.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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