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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폰테 깜빠냐 - Camino 32일 차

날라리 빵꾸인생 2024. 8. 12. 22:51

:  오늘은 무척이나 걷기 싫었다.

- 새벽에도 기운이 별로 없다. 어제 저녁도 잘 먹었는데, 요즘 잠을 못자서 그런지 기운이 없다.
- 그래서 걷는 것도 신이 나지 않는다.
- 느닷없이 사고를 당한 할머니를 도와드리게 되었다. 그때까지는 심드렁하던 마음이 바짝 긴장되었다. 아, 사고는 순식간이다. 할머니의 당황스러움이 너무도 이해되고 안쓰럽다.
- 구름도 많고 가끔 비도 흩날려 걷기에는 좋으나, 어째 걷고 싶지가 않았다고 해야 할까.
- 세바스찬이랑 한참 얘기하며 걸었다. 늘 빨리 걷던 세바스찬이 어쩐 일로 오늘은 나와 보조를 맞추어 걷는다. 영어를 더 잘하고 싶단다. 지금도 충분하지만,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해주었다.
- 거리도 짧아 일찍 끝났는데, 알베르게는 1시에 문을 열어서 카페에 죽치고 앉아 시간을 때웠는데, 아, 이런 시간은 처음이다.
- 여기 알베르게는 완전 시골 촌집이다. 저 건너에 소가 거닐고 있고, 앞마당이 광활하며, 곳곳의 나무에 해먹을 걸어놓고 사람들이 누워 있다. 참 한가하고 평화로운 오후다.
- 오늘 지나고 3일이면 산티아고에 도착이다. 그런데 좋은지, 섭섭하지 잘 모르겠다. 좋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피에스테라를 걸으려 했는데, 지금 마음 같아서는 걷지 않을 듯하다. 오늘은 마음이 좀 힘들다.
- 오늘의 bed neighbor는 스페인 사람 호세이다. 오늘 처음 만났는데 붙임성이 좋다. 하루에 40킬로를 걷는데, 오늘은 30만 걸어서 쉬는 날이란다. 괴물인가..

2024.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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