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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시기에 피아노 치기
코로나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이 시기에 온갖 학원과 수영장이 닫는 까닭에 대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회사, 집밖에 없는 이 시기에 피아노를 친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다가 몇 달째 방치한 본 블로그에 그래도 사람들이 하나 둘, 유입되고, 도대체 무슨 페이지를 보는가 하고 살펴봤더니 시작하는 성인들을 위해 2년 전에 정리했던 교재 페이지다. 역시나 무어든 정보나 유용함이 있어야 팔린다. 그래서 요즘에 학원도 못가는 내가 무얼 하고 있나, 그리고 이렇게 시간만 처절하게 남고,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독학으로 무얼 칠 수 있을까를 한참 살펴보고 있던 찰나여서, 이번 페이지는 그걸 한 번 정리해볼까 싶다. 뭐, 그게 내가 전문가가 아니고 많이 아는바도 없고, 수준은 2년 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았지만 말이다. (이 블로그를 그나마 찾아 오는 사람도 특별히 내게 뭔가 전문적인 지식이나 정보를 원하는 것은 더더욱 아닐 터다. 밑밥 깔기. --;)
그러니까 학원은 지난 8월에 문을 닫았고, 학원을 옮겨 적응한 지 딱 6개월 만에, 마스크를 쓰고, 안경에 김 서리며 수업받다가 결국에는 그것도 기약 없이 문을 닫고, 나는 하릴 없이 연습실 없나 기웃거리다가, 코로나 때문에 유연근무를 하기 시작하고 7to4 근무를 하다보니 일찍 퇴근해 그냥 작은 방 피아노에서 살짝살짝 연습하는 중이다. 하지만 아파트라는 환경, 층간소음이라는 맘속의 불안함 때문에 그마저도 매일 하지는 못하고, 하농도 그저 잊어먹지 않을 정도로만, 체르니도 안 되는 부분만 골라 하고, 좀 쉽고 편안한 소품 곡들을 찾아 치는 중이다.
학원 그만두기 전에 잠깐 손을 댄 곡은 쇼팽의 왈츠다.
그리고 집에 꽂혀있기만 하던 악보집을 좀 뒤적거렸고, 어려운 건 무서워서 손을 못 대고, 그저 쉬운 곡들 중에서 가락을 눌러보고 슬프다, 애잔하다 싶은 곡들만 포스트잇 붙여 놓고 연습하는 중이다,
그중에서 슈만의 '어린이를 위한 앨범' 중 1번을 발레학원에서 듣고, 앗, 이 곡은 쳐볼 수 있겠는데 싶어 치기 시작한 게 두어 달 정도 되어간다. 옥타브를 넘는 왼손 지속음이 멘붕이지만 안 되는 건 빼고, 천천히 리듬 만들기나 속도 만들기를 하며 곡을 진전시키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서 지금의 내 수준에서 또 할 수 있는 곡이 무엇이 있을까.
또는 나는 어떤 곡을 칠 수 있을까.
나의 취향과 상관없이 내 수준에 적절한 곡들을 내가 알아볼 수 있을까.
- 계속됩니다.
(2021.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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