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play it again

싸우자, 체르니!

날라리 빵꾸인생 2021. 6. 30. 10:56

: 절대 기죽지 않겠어. 

'체르니 30' 곡집 중에서 18번을 연습하는 중이다. (여러 형편이었지만) 17번을 한 6개월 잡고 있었고, 못미덥지만 일단 정리하고 18번으로 넘어간 지 또 한 달 정도 되었을까. 그런데 여전히 18번의 맛을 도저히 못 살리겠어서, 그래서 연습하기가 싫어서 투덜대고, 째려보고, 자꾸 책을 덮고 있는 중이다. 
정말 오지게도 진도 안 나간다. 

한 1년.. 아니 벌써 2년이나 되었나, 여튼 2년 전에 부르크뮐러는 정말 재밌게, 즐겁게 흥얼거리며 했었는데, 
이 '체르니 30' 곡들은 머리에 잘 익혀지지도 않고, 연습을 해도 손가락이 가벼워지지 않고, 눈에 구조가 들어올 만한 시기가 되었는데도 한 동안 연습을 안 하면 다시 한 달 전 처음으로 되돌아가고 만다. 젠장. 

체르니 어렵다고 한탄하면, 선생님은 체르니는 전공생들에게도 어려운 책이라며 위로 아닌 위안을 건네주시지만, 내가 말하는 어려움과 전공생들의 어려움의 수준은 이미 천지 차이인 거라서 뾰루퉁 나온 입이 도통 들어가지지가 않는다. 
다만, 지금의 선생님으로 바뀐 이후 체르니를 매 시간 손대는 건 아니고, 어쩌다 내가 체르나 말을 꺼내면 '한 번 보자'며 그때서야 같이 쳐본다는 점이랄까. 그리고 여지 없이 무너지는 부분이 생기면, 다시금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된다며 그냥 덮으신다. (이런 교수법이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으나, 지금으로서는 마음이 편하다. 일단 덮고 나중에 다시 연습하기. 억지로 어렵게어렵게 해결하려 하지 않는 선생님의 티칭?)

지금의 18번도 스케일이니만큼 정말 부드럽게 후루룩, 구렁이 사샤샥 스치는 소리를 내고 싶은데 그것도 안 되고, 왼손의 화음도 쫘악~ 이쁘게 소리가 안 나고, 왼/오른의 5도/3도 다른 진행 등은 차암놔... 맘 잡고 연습을 해도 그 다음날은 다시 되돌아간다. 이런 망할. 

확, 이때쯤 체르니를 접어버릴까 생각도 안 한 건 아니지만, 지난 시간에 19번을 맛 뵈기 삼아 짚어봤는데, 또 19번은 쉬워 보.....(말을 말자, 이러고 막상 잡으면 가볍지 않고, 손은 제 자리 아닌 다른 곳에서 헤맬테고.. 에휴 ㅠㅠ). 여튼 그게 얼마가 걸리든 끝을 볼 참이다.

"뭔가 학습생 기를 죽이는 데 재능이 있으신 체르니 선생님, 울 쌤이 체르니 너무 얽매이지 말랬어요, 메롱~." 

 

2020. 6. 30.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