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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보 읽는 법의 차이
악보는 피아노의 지도다. 일단 피아노를 치려고 한다면 기본적으로 악보 읽는 법쯤은 기본으로 깔고 시작해야 한다. 물론 악보를 보지 못해도 소리만 듣고 그를 따라하는 음감의 절대자가 있다면 예외겠지만 말이다. (부럽다. --;;)
그런데 이 악보에는 참 다양한 의미와 감정들이 숨어 있다. 산재한 콩나물들 이외에도 다양한 악상기호와 감정들, 흐름의 맺고 끊음과 가벼움이나 강약의 정도 등 그걸 얼마나 찾아내 연주에 담아낼 수 있는가가 아마도 연주자의 기량이 될 터이다. 너무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최근 레슨 시간에 나와 선생님의 악보 읽는 법이 다름을 느꼈다. 아주 간단한 내용이었지만,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었달까.
자, 다음 악보를 읽어보자.
다들 어찌 읽으셨는지. 일단 낮은음자리는 한 옥타브 차이의 모두 같은 음자리이다. 그렇다면 높은 음자리는? (이쯤에서 짐작했을지도..)
어느 날 레슨 받으면서 자꾸 틀리는 부분을 선생님이 손수 계이름으로 짚어 알려주시면서
"파파파솔"이에요. 하셨다. 그런데 위 악보에서 파파파솔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었다. 내 눈이 작긴 하지만.. 어쨌든 높은음자리표의 첫 번째 마디를 얘기하는 것임을 알아챈 나는 "도파파시"인데요, 했던 것이다. 그러자 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아마도 서로가 상대방이 잘못 읽었다고 생각했으리라.
그런데 사실 두 사람 모두는 맞는 셈이다. (또 한편 악보 없이 누군가에게 위 악보를 계이름으로 들려주자면 둘 다 틀렸겠지만.. --;)
즉, 높은음자리표의 첫 마디에서 나는 아래 음들만 읽었고, 선생님은 윗음들만 읽은 것이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겨나는 걸까?
나의 기준은 손자리의 시작부분, 첫 번째 손가락을 기준으로 카운트하는 것이고, 선생님은 아마도 음정상 가장 드러나야 하는 멜로디 라인을 중심으로 짚었기 때문이다. 그럼 어느 기준이 더 맞는 것일까? 아니 사실 맞는 게 있을까 싶지만, 그 이후로 몇 주가 흐른 뒤 나 역시 읽는 법을 선생님을 따라 멜로디 라인으로 바꾸었다. 그게 그 부분을 이해하고 외우는 데 더 쉬운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손자리를 기준으로 한다면 왼손/오른손에 따라 그 기준점이 달라진다는 문제도 생겼다. 일관성이 없다.
위 악보(높은음자리이다)에서 자꾸 안 되는 마지막 콩나물의 '라도미'를 급기야 '라'는 포기하더라도 '도미'는 반드시 치는 것으로 하자는 타협. 그러면 어느 정도 멜로디는 이어지니까. (망할 손가락들... 내 몸인데 내 맘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ㅠㅠ)
뭐, 잔머리만 는다고 생각지는 말자, 오죽하면 그러하겠느냐고, 내 손가락에 축복을 보내주시길..
여튼, 혹시 악보 읽는 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나의 경험담이 결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오늘도 '라도미' 연습하러 연습실로 가야 한다. 망할..
2019.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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