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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이 생장에서부터 신타아고까지의 딱 중간이다. 다행히 나는 무사하다.

- 5분의 차이로 앞서 나간 대만 아주머니들은 비를 쫄딱 맞고, 망설이다 늦게 나온 나는 멀쩡했다. 부지런한 그녀들이 비를 맞았다.
- 어제 놀지 말고 까리온을 더 살펴볼 걸 그랬다, 아침에 걸어나오는데 웅장한 빌라와 너무 예쁜 이그레시아스가 있어서 매우 아쉬웠다.
- 새벽길, 어쩌다 미국인 그 연인들과 같이 걸었다. 서로 말없이 배려하는 우리, 매우 따뜻했고 좋았다.
- 오늘은 마을 하나 없이 주구장창 걷는 길이 17킬로미터로 카미노 구간 중에서 가장 길다. 물도 없고, 그늘도 없고 와우~ 다들 긴장한 모양이다. 9킬로 지점에 트럭매점이 있었는데, 너무 이른 시각이라 문을 안 열어서 시멘트로 만들어진 쉼터에서 복숭아를 먹었다.
- 17킬로 주구장창 걷는 게, 진짜 힘들긴 했다. 마을 끝 호텔을 겸하는 바는 오아시스였다. 길을 걷는 순례자들은 모두 거기서 쉬었다 갔다. 이후 오늘 묵는 숙소까지 가게가 없다고 해서 거기서 바케트를 하나 샀다.
- 스페인 아저씨가 도로 옆 카미노길이 지루하다며 밭으로 통하는 다른 길을 알려주러 내게 달려왔는데, 맨발이다. 마음이 고마워서 “그라씨아스 무쵸!” 외치고 나왔는데, 그 다음부터 계속 “베싸메 무쳐~”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런.
- 마리아는 오늘 학교에서 급여가 나왔다고 저녁에 만찬을 먹을 거란다. 음식점도 없는 마을이라서 알베르게 식사가 전부지만 그녀가 신나 하니, 나도 좋았다.
- 오늘의 bed neighbor는 우크라이나 청년이다. 헝가리 아줌마 마리아와 한국인 나와 우크라이나 자신이 스페인에서 영어로 이야기하는 게 정말 신기하단다.

2024. 7. 30.
발 뒤꿈치가 심상치 않다. 안돼, 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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