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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스페인 와인에 대한 궁금증

날라리 빵꾸인생 2024. 8. 8. 00:32

폰페라다를 벗어나면서부터 줄곧 포도밭이다. 처음에는 그저 포도밭이구나 했는데, 언덕을 넘자마자 펼쳐지는 게 포도밭이다. 보성 녹차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넓고 광대하다. 마치 고등학교 때 보았던 영화같았다. “구름 속의 산책”이던가? 그곳이 스페인이었는지 이탈리아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광활한 포도밭은 당시에도 꽤나 충격이었다. 그런 포도밭을 마주하고 있자니 새삼 감동스러웠다. 포도밭 언덕 위 밤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 아래서 한참을 감상하다 왔다.
초반의 리오하 지역을 지날 때에도 포도밭에 와인 양조장이 드문드문 보였고, 오늘도 와인 브랜드인 듯한 명칭이 밭 가운데 드문드문 보인다. 여기도 못지 않은 와인 생산지역일거라는 느낌이 마구마구 든다. 아침에는 카미노 길 근처에 와인 테이스팅 바가 있어서 블랑코로 한 잔 마시고 왔다, 음, 향이 유지되는 적당한 산뜻함의 와인이었다.
그러고 보니 스페인 와인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 그나마 한창 와인을 궁금해 하던 때에도 주로 마시던건 이탈리아 와인이었다. 프랑스 대비 가격이 저렴해 내가 접근하기 쉬었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면서 은근히 와인 투어를 꿈꾸기도 했다. 그런데 왜 스페인 와인은 공부해 볼 생각을 못했는지.
카미노 중 장을 보러 마트에 가서 와인 앞에 서성이기는 한다. 가격이 10유로도 채 안되는 와인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도저히 사들 수 없는 게 그 병을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꾸 발은 그 앞을 한 번 거닐어보는, 설명할 수 없는 갈증이 있다. ㅎㅎ

2024.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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