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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대로 치지 말 것!
요즘 들어 내가 고민하고 있는 건, 악보이다. 작곡을 하는 것도 아니고, 쉬운 초급 수준의 악보를 못 읽는 것도 아닌데(물론 읽는다는 건, 치는 것과는 엄연히 다르다) 악보가 고민이라니 누군가는 다소 의아해 할 수도 있겠다. 그래, 더 정확히 짚자면 악보를 보지 않는 내가 바로 문제다.
악보를 처음 받아들고 익숙해지기까지는 악보를 열심히 읽는다. 도미솔 계이름도 소리 내어 읊어가면서, 혹시 눈이 안 좋은 내가 잘못 볼까봐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악보를 잘 읽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어느 정도 연습이 진행되어 곡에 익숙해지고 그 다음 자리에 손이 먼저 가 있는 시점이 되면, 자꾸 눈이 악보를 떠나 건반이나 손 위에 머문다. 그리고 마치 이미 다 안다는 듯이 후루룩 치다보면 뭔가 멜로디가 이상하고, 그때쯤 악보를 더듬더듬 찾아가 보면 내가 잘못 쳤음을 확인한다. 뭐지? 다시 그 부분의 악보를 읽으면서 몇 번 치고, 다시 처음부터 연습하자면 악보 대신 건반을 향하고 있는 나의 눈을 확인하게 되고. 이걸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악보를 보지 않는 눈은 나의 습관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암보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이 때문에 나의 연습이 더디고 있다, 아니 후퇴하고 있다.
블로그나 유튜브의 동영상들을 보면, 연주자들은 하나같이 악보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처음에는 건반을 보지 않고 어떻게 칠 수 있을까가 궁금했으나, 이제 어느 정도 건반의 감각을 익힌 나로서는 그게 가능하다는 것 정도는 안다. 그리고 건반을 보지 않고도 예측가능한 부분은 나 역시 보지 않고 칠 수도 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눈이 악보에 고정되어 있는 반면, 나는 자꾸만 건반으로 내려와 이후 연주의 진행을 까먹고 내 맘대로 치게 된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눈이 손보다 먼저 악보를 읽으며 손의 방향을 가늠해야 하는 것도 알고, 내 머리가 곡을 외울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지 않다는 것도 알고, 눈을 절대 악보에서 떼지 말아야지 각오도 해보는 참인데, 하다보면 스르르르..... 어느새 눈이, 방향을 잃고 헤매고, 덩달아 손도 자기 맘대로 여기저기 미스터치에 급기야 멈추고 말게 되니...
지금까지 하기 싫은 건 안 하고, 내 맘대로 살아왔다. 내 인생이니까. 그러나 남이 작곡한 연주를, 또 음악을 위한 피아노를 내 맘대로 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자면 일단은 스스로 주의하고 경계하는 법밖에 없겠다. 또 다잡고, 또 다잡아 가는 일. 혹시나 이 문제의 해결법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좀 알려주시면 고맙겠다. 같이 사는 사회~를 부르짖으며.. ^^
2019.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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