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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again

죽음과 피아노

날라리 빵꾸인생 2019. 9. 23. 15:59

: 내일 죽는다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곡의 피아노를.

여행을 가거나 혹은 비행기를 타거나 늘 생각하는 것이 있다. 나 이대로 죽어도 좋은가.
죽음은 늘 내 옆에 종이 한 장 간격으로 동행하고 있음을 깨달을수록 더욱 묻게 되는 질문, 나 이대로 죽어도 좋은가. 이를 좀 더 멋있게 칭한다면 메멘토모리가 되겠다. 그래, 죽음이 바로 내 옆에 있음을 기억하자. 

또다시 당장 내일모레 떠남을 앞두고, 당장 내일 죽는다는 것을 안다면 나는 오늘 무엇을 하게 될까 궁금해졌다. 

산다는 것은 살수록 경이로운 일이기에

계절을 겪으며 색이 변해가는 나무도, 

파란 하늘에 그림을 그리며 흘러가는 구름도, 

민들레의 솜털 한 올에도 살며시 스며드는 바람도, 

빙그레 웃어주는 그 사람도, 

존재 자체만으로 빛나는 예술도, 

울림 깊은 음악도 

그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존재들임을 알기에, 죽음을 앞둔 그날 나의 선택은 과연 무엇이 될까. 

누군가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다했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입맞춤하겠다 하는데, 나는 아마도 창문을 열어젖히고 바람과 하늘과 구름을 마주하며 피아노 앞에 가 앉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완성하지 못한 곳을 다듬고, 미처 만들지 못한 미완의 곡을 악보에 그리며 다시 마음속으로 음악을 되새김하는 데 남은 시간을 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그이의 목소리 하나, 

왠지 우울하게 센치해지는 오후다 


2019.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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