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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again

마음 비우기, 1탄: 손등 너클 유지하기

날라리 빵꾸인생 2025. 9. 25. 18:20

: 좌절의 이유 고치기 

부르크뮐러를 시작한 지 딱 3주가 지났다. 그런데 지난 주도 그렇고 어제의 레슨도 그렇고 좌절의 연속이다. 어제도 심난한 마음에 울적해 하며 한참을 하늘만 바라보았다, 이것 참.

부르크뮐러 18 중 1번은 참으로 악보가 간단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화음도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3주째 같은 문제를 지적받고, 다시 처음부터, 그리고 다시 느리게, 또 다시 또박또박 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선생님은 이번에 습관을 고치자며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속도를 내게 한다거나, 다음으로 넘어가게 한다거나 하지않는다. 그러자니 나는 연습한 만큼이라도 보이려고 잔뜩 긴장하게 되고, 그러자니 또 틀리지 않으려고 바짝 힘이 들어가가, 그래서 음악이 되기는커녕 소리마저 불안정하다. 누구를 탓하지 않으며, 심지어 충분히 연습을 하지 않았다는 내 탓도 하지 않는다. 그냥, 이노무것! 망할 노릇이라는 짜증만 낸다. 

그러다가 어제는 또다시 무너지는 너클을 계속해서 지적받고, 들뜨는 손목을 아예 잡힌 채 연주하다가, 급기야 아예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래, 속도고 암보고 뭐고 다 필요없다. 다음 시간에는 너클 하나만이라도 고쳐보자. 그렇게 각오하고 오늘은 하루종일 왼손, 오른손 따로 너클만 보고 연습했다. 행여라도 한 옥타브 위의 음을 짚으려다가 너클이 무너지면 이전 음 위의 손을 재빨리 오므리는 연습, 건반을 치고 재빨리 힘을 빼는 연습, 건반에 손이 애매하게 걸쳐 있지 않게 하려는 노력... 다음 화음을 걸맞는 손을 재빨리 만들어 준비하는 연습.. 

하아.. 너무도 지난하겠다. 이렇게 해서 언제 양손을 맞추며, 언제 속도를 내며, 어느 세월에 또 소리에 집중하겠는가. 그러나 아무래도 내가 욕심을 내면 그나마 지켜지던 것들도 자꾸 무너지기만 한다.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지만, 선생님이 지적하는 건, 다 맞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따박따박, 하나하나 바로잡으며 나아가야겠다. 

문득, 내가 그동안 속도와 진도에 민감했던 건 그동안 들인 노력과 시간에 대한 성과 요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한 5년은 진득하게 했으니까, 뭐 그래도 피아노에 들인 시간과 노력이 있는데, 이 정도는 금방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속도도 후다닥 내야 하는 게 아닐까, 다른 사람들 연주의 반에 반에 반은 따라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아무래도 투자했으니 건져야겠다는 마음이랄까. 그걸 내려놓기로 한다. 뭔가 마음이 가볍다. 

그래, 제발 하나라도 고치자. 

2025.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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